복잡한 도심과 북적이는 관광지를 피해, 조용하고 깊은 쉼을 누릴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국내 외딴 섬 여행’이 정답입니다. 특히 울릉도, 흑산도, 가거도는 청정한 자연, 적은 인파, 깊은 바다의 고요함을 모두 갖춘 ‘숨겨진 여름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섬의 매력 포인트를 중심으로, 여행 팁과 추천 코스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울릉도: 화산섬의 절경과 청정 자연을 걷다
울릉도는 대한민국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손꼽히는 섬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적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도심에서의 소음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피서지입니다.
울릉도의 가장 큰 매력은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화산섬 특유의 험준한 지형과 해안절벽, 짙푸른 동해 바다는 절로 감탄을 자아냅니다.
대표적인 명소인 내수전 일출 전망대는 울릉도 동쪽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도동항에서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는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로, 조용한 바다 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습니다. 교통이 불편할 것 같지만, 포항, 묵호, 강릉에서 정기 여객선이 운항되며, 울릉도 자체에는 순환버스와 택시, 렌터카도 운영 중이라 생각보다 여행이 어렵지 않습니다.
울릉도의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따개비밥, 홍합밥, 오징어 내장탕 등 바다의 깊은 풍미를 담은 향토 음식은 육지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별미입니다.
🌊 흑산도: 시간도 느리게 흐르는 서해의 고요한 섬
흑산도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속한 섬으로, ‘1004섬’ 중에서도 손꼽히는 풍경과 정취를 가진 섬입니다. 섬 전체에 조용함이 흐르고, 사람보다 갈매기가 더 많은 듯한 느낌마저 드는 이곳은 ‘고요함을 즐기기 위한 여행자’들에게 추천되는 여행지입니다.
흑산도는 깊고 어두운 바다색에서 이름이 유래한 만큼, 바닷물의 깊이와 청명함이 특별합니다.
흑산도 일주도로는 드라이브 혹은 자전거 여행에 적합하며, 섬의 지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장도, 송곳산, 영산해수욕장 등 다양한 명소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문화적인 색채도 깊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이 유배 생활을 했던 장소로, ‘자산어보’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흑산문화관이나 유배문학관을 찾아 역사와 문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여행도 가능합니다.
섬 특유의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홍어삼합, 밴댕이회, 자연산 농어회를 추천합니다. 현지 횟집에서 먹는 해산물은 육지보다 신선도가 높고,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인 편입니다. 흑산도는 목포항에서 배로 약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날씨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전 예약과 기상 정보 확인은 필수입니다.
🌅 가거도: 대한민국 최서남단에서 만나는 절대 고요
가거도(소흑산도)는 대한민국 지도에서 가장 서남쪽 끝에 위치한 섬으로, ‘끝섬’이라는 별칭처럼 가장 멀리 떨어진 섬입니다.
시간마저 멈춘 듯한 이 섬은 여행지라기보단 삶의 속도를 완전히 늦출 수 있는 치유지에 가깝습니다.
이 섬은 육지와의 거리가 워낙 멀어, 하루 한 번 있는 여객선이 끊기면 발이 묶일 정도로 외딴 곳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진정한 ‘한적함’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최고의 보석 같은 곳입니다.
가거도의 자연은 거칠고도 아름답습니다.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안선, 성벽처럼 이어진 산세, 강풍과 안개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명소인 가거도 등대에 오르면, 섬 끝에서 태평양 너머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가거도에는 유명 맛집도 없고, 체인점도 없으며, 와이파이도 잘 잡히지 않지만 그 모든 불편함이 곧 힐링이 되는 곳입니다. 생선구이 백반, 직접 잡은 문어, 전복 요리 등은 민박집 식사로 제공되며, 소박하지만 만족도는 높습니다.
울릉도, 흑산도, 가거도는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국내의 조용한 섬들입니다. 화산섬의 절경과 트레킹이 있는 울릉도, 역사와 정취를 지닌 흑산도, 그리고 진정한 고요를 품은 가거도. 무더운 여름, 사람에 지치고 소음에 지쳤다면, 이 섬들로 떠나보세요. 당신만의 속도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진짜 여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